헨드릭 하멜은 조선왕국에 약 13년간 체류한 인물입니다. 당시의 평균수명(40세 전후.)을 고려할 때, 13년의 체류기간은 장기간 체류한 것으로 논란의 여지는 없으며, 일련의 외교사절단 혹은 여행객이 아닌 조선왕국에 표류하여 그곳에서 관직을 역임하고 남해안에 유배생활을 하였으므로, 장기간에 걸쳐 조선왕국의 중앙과 지방을 모두 섭렵한 의의가 있습니다. 서기 19세기말 개항된(1876.) 조선에 입국하여 단기간 체류한 다른 외국인들의 기록과는 그 체류기간 및 체류지역을 감안할 때 하멜의 기록은 상당한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하멜은 일본으로 탈출한(1666.) 후 자신이 남긴 기록과 기억을 종합하여 저술을 남긴 경우로써, 13년의 장기간을 모두 기억하여 정리할 수 없고, 또 조선왕국에 체류한 시기 기록을 남길 시간적 여건이 충분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고려할 때, 그 기록의 정확성을 의심하여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조선왕국의 형벌을 논하는 데 있어, 일본의 형벌제도를 조선왕국의 형벌제도로 오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멜이 조선왕국에 체류하는동안 기록한 조선왕국의 분석파악한 관점은 대체로 당시 유럽사회의 천문학, 지리학 등의 지식이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하멜은 네덜란드 연합동인도회사 소속이었으므로, 교역과 무역의 관점에서 조선왕국에서 생산되는 생산품 및 상업적 특성을 언급한 것이 주목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조선왕국의 지리적 위치를 경도와 위도를 이용하여 설명하고, 그 땅의 크기를 언급한 내용이 「조선국에 관한 기술」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경선"과 "위선"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대체로 하멜 일행이 직접 한반도의 위치를 측정(천문관측을 통한.)하였거나, 당시(17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지도를 참고하여 언급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반도의 크기(조선왕국의 크기)를 "동서간 거리" 및 "남북간 거리"로 설명한 부분은 하멜일행의 측정인지 아니면, 조선왕국 국내의 지리서를 참고한 것인지 상세한 고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1]
아울러, 한 가지 주목할 내용은 하멜은 조선왕국을 "중국의 북쪽과 육지로 연결된" 지리적 시실을 알고 있었지만, 조선왕국에서 중국을 왕래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해로(海路)를 이용한다고 서술한 부분입니다. 그 이유로는 "여름철에 맹수류, 겨울철의 혹한이 교통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막연하게" 만주지역과 한반도가 육지로 연결되어 "육로"(陸路)가 형성되고, 이것을 원활이 이용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선입견)과 차이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조선왕국과 청제국의 육로는 한양 - 평양 - 의주 - 압록강 - 펑황청(鳳凰城) - 랴오양(遼陽) - 산하이관(山海關) - 베이징(北京)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조선왕국 및 청제국의 외교사절이 왕래하였던 사실로 인하여 육로가 원활하게 이용되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하멜의 기록과 충돌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로, 하멜의 기록과 기존의 선입견은 우선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조선주민 "대다수"가 중국과의 교통에 "해로"(海路)를 이용하였고, "육로"(陸路)는 일련의 정부관료 및 외교사절단 등 극히 일부의 인원이 이용했던 경우. 이 경우, 추위 및 맹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이 있는 계층이 육로를 이용하였던 경우로 추정.
2. 하멜 일행이 오랜 기간 동안(10년) 유배된 지역(남원, 여수, 순천.)에서 중국과의 왕래는 육로로 한반도 북부 및 만주를 경유하는 것에 비해 해로를 통해 중국을 왕래하는 것이 한반도 남부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편하였을 경우. 하멜이 이를 일반화했을 가능성.
참고로 "해로"를 이용한 중국과의 교통은 서해 북방연안항로(한반도 서해안 - 랴오둥반도 해안 - 보하이만을 경유.)를 이용하는 방법 및 한강하구에서 황해도 연안 및 장산곶을 경유하여 중국의 산둥반도에 도착하는 항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략)
조선에서 중국으로 가는 여행객들은 거의 항상 배를 타고 좁은 만을 지나간다.
그것은 겨울에는 산의 추위가 혹독하며 여름에는 맹수들 때문에 육로陸路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강이 단단히 얼기도 하는데 이 때는 얼음 위로 쉽게 여행할 수 있다. [2]
(하략)
[1] 헨드릭 하멜 저, 김태진 역, 2003, 『하멜표류기』, 초판 14쇄, (파주:서해문집, 2018). p.107.
[2] 같은 서적.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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