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약 10여년전 근무하던 생산설비 업체(포장인쇄기)는 "설계"의 업무가 "상당한" 분량에 이르러 항상 분주한 일정이었습니다. 2D CAD를 전적으로 이용한 측면이 있어 부품을 일일히 작도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일반적으로 수십 미터의 길이를 자랑하는 "생산라인" 규모의 설비를 구성하는 부품의 규모 때문입니다. 그만큼 오류율도 높게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모든 생산설비 특히 "정밀도"를 요구하는 생산설비의 경우 "베어링"(bearing)이 설비의 성능에 끼치는 역할은 막대합니다. 베어링은 부품 혹은 제품의 구동을 "마찰을 최소화하여"(이론에 가깝게) 구현하는 부품으로써, "정밀한 움직임"을 요하는 부품 및 설비의 설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품입니다. 이 베어링은 설계현장에서 "임의로"제작하기가 사실상 어려우며, 베어링 전문제작업체의 부품을 쓰는 경우가 "원칙"(거의 100%.)입니다.
본인이 과거 설계현장에서 주로 이용한 베어링의 제조업체는 "KBC"와 "NSK" 및 "THK"였습니다. 이 중 NSK와 THK는 일본의 베어링 업체로써 거의 모든 부품제조업체는 부품의 카탈로그(생산되는 부품의 규격을 명시한 일련이 데이터북.)를 별도로 출판하는데, 이 NSK 및 THK 역시 그렇습니다. 이 두 베어링업체의 카탈로그는 산업현장에서 그 당시 거의 표준의 가치로 간주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목할 것은 설비의 설계과정에서 "한국베어링"(KBC)의 제품 역시 사용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설비의 핵심 파트의 구동에 이용되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그 카탈로그의 현장에서의 가치 등이 당시로써는 제한적이었지만, 설비의 일반적인 구동을 요하는 파트 및 일본업체의 베어링의 단가의 문제 등으로 KBC 베어링이 이용되었다고 추정합니다. 이 KBC베어링은 일제시대 한국에 존재한 베어링업체를 광복 후 "한국화약"(한화의 전신.)이 인수하여 독일의 FAG와 공동운영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의 경영권이 외환위기 이후 변천(FAG(독일) > INA(독일) > 셰플러그룹 계열사.)된 것과 별개로, 그 베어링의 연구 개발 생산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담당하였으므로, 경영권의 이동만으로 그 기업의 아이덴터티에서 한국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로, 서기 1970년 이래 한국을 지탱한 산업, 주로 "완제품의 제조"가 중심이되는 영역은 한국내에서 그 산업규모가 포화상태에 이르른 측면이 있고, 대외적으로 중국 등 후발산업국이 한국의 전절을 답습하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산업현상에서 오래전부터 일본업체가 중심이 되는 부품, 소재의 국산화가 시도되었고, 그 성과가 도출되어 산업현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모 언론에서의 인터뷰와 같이 그런 경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그 산업의 확산에 제한이 걸린다고 하였는데, 이른바 "단기성과"등으로 대표되는 산업현장의 관습적 관념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참조자료: 아래의 업체는 한국의 대표적 베어링제조업체중 하나인 KBC의 간단한 소개 및 그 제품을 언급한 셰플러코리아 그룹(Schaeffler Korea: 회사의 본사는 서울 종로에 소재하며, 신한베어링공업(주)의 후신으로 언급.)의 웹사이트입니다. 이 셰플러코리아의 "일원"으로써 LuK, INA, FAG, KBC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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